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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정보

공부 중독. 공부만이 답이라고 믿는 이들에게

by 부읽자 2022.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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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중독
공부 중독

공부중독. 이 시대의 성공 판타지, 공부라는 만능키를 두고 사회학자와 정신과 의사가 만났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영역의 공부가 필요합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과가 아니라 뭔가를 알고 싶다로부터 욕구로부터 시작하는 공부입니다.

공부에 중독된 아이들

우리 나라가 정말 운이 좋은 시기에 그때 그 나이에 있었던 첫 세대이자 마지막 세대 그리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의 부모보다 더 성공할 수 있었던 세대입니다. 지금 아이들이 자기 부모보다 더 성공하는 것은 부모 세대에 비해서 훨씬 어려운 일입니다. 국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시민들에게 자리를 배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모두에게 자리를 배분하면 사회가 안정됩니다. 그런데 지금은 대부분 자리가 없는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 국가의 중요한 역할이란 게 자리를 배분하는 게 아니라 자리를 배분받지 못한 이들에게 네가 왜 자리를 배정받지 못했는지에 대해서 설명하는 겁니다. 그 설명이 네가 준비가 덜 됐다인 겁니다. 10년 전에 30세에 80퍼센트가 1인분이었다면, 지금은 50퍼센트에 불과한 것입니다. 꽤 늦은 나이까지도 항상 나는 1인분이 못된다고 자각하고 지내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회가 되었습니다. 그런 심리의 본질이 나는 완전하지 못하다, 나는 결함이 있는지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대학 졸업을 유예하는 이유가 소속감이 없어진다는 불안입니다. 제도 안에 있을 때는 아무것도 안 해도 뭔가를 하는 것 같거든요. 학교에 있으면 공부를 안 해도 공부를 하는 중이라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제도 밖에서는 뭘 해도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것 같죠. 공부 중독 사회인 거죠. 공부 중에 있으면 용서가 되고 공부를 마쳤다고 가정되면 어떻게 해서든지 현업에서 뛰고 있어야 하는 겁니다. 가차 없이 정글로 던져지는 거죠. 공부는 배우는 과정과 익히는 과정의 합이잖아요. 배워서 안다고 하면 익혀서 할 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영역에서 학생들에게 익힘의 장은 없는 것 같아요. 배우면 익히는 게 아니라 배우고 바로 다음 배움으로 넘어갑니다. 익히는 과정이 없어요. 배우긴 배웠는데 할 줄 아는 게 없는 것이죠. 사회화를 하려면 사회가 있어야 하는데 작은 사회들이 없어요. 사회성을 익히려면 물리적으로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해요.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도 하고 따돌림도 당해보고하면서 대인 관계에서 복잡한 부분에 대해 고민도 해 보고 그래야 하는데 이 공간을 누릴 여유를 갖지 못한 채 청소년이 돼버립니다. 세계에 적응하는 방법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나를 구겨 넣는 방법, 맞추는 방법이 있고 또 하나는 환경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두 개를 적절히 조화롭게 사용하면서 우리는 적응을 해나가는 거겠죠. 그런데 일부 친구들이 자아 중심성의 세계에서는 나를 구겨 넣을 생각이 없습니다. 그리고 환경을 바꾸고 싶지도 않습니다. 위쪽 학생들에게 공정한 시험을 만들려고 합니다. 아래쪽은 어차피 다 틀리니깐 공정함 자체의 기준을 위해 맞춰버린 겁니다. 들인 노력에 비해서 하나만으로 가장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것이 공부였습니다. 따라서 모든 것을 공부를 통해서 해결하길 바라고 몰입하다 보니 그 반작용이 공정함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표출됩니다. 결론은 공부 내지는 공부에 의한 편차가 전부인 세상 공부라는 담론이 다 잡아먹고 있는 세상입니다.

누가 공부에 욕심을 내는가

원래 근대 교육의 목적은 탁월한 사람을 만드는게 아니라 평균을 높이는 것이 목적입니다. 학교는 더 이상 우리 애를 탁월하게 만들지 못하구나 그러면 내가 다 해야겠다 하다가도 그런데 왜 학교는 이런 걸 못하나 하면서 화를 내는 거예요. 원래 학교는 근대 교육 시스템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학교를 근대 교육기관으로 보면 평균을 높이고 뒤처진 학생들의 수를 줄이고 똑똑한 학생들은 미안한데 네가 알아서 해라. 이런 방향으로 하는데, 완전히 거꾸로 뒤쳐져 있는 학생들은 버리고 평균을 높이는 것에도 신경을 안 쓰고 앞에 있는 학생들은 어떻게든 도와주는 게 학교가 해야 하는 일처럼 되었는다는 것이 잘못입니다. 앎의 핵심은 모르는 것을 만났을 때 호기심이 발동하는 것. 그런데 모르는 것을 만나면 두렵기만 하고 짜증이 나는 것. 대안학교가 학생들을 자유롭게 뛰놀게 하자는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앎에 대한 호기심을 회복하자는 것입니다. 공부를 잘하는 것의 핵심은 맥락을 잘 잡아내는 것,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많은 정보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 이치를 깨닫는 것, 공부는 성장하기 위해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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